불안을 줄이고 행복하게 사는 법 - 시간을 갉아먹는 이유
2019년, 나는 중국에서 일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공항에 가는 길에 갑자기 다른 나라로 가고 싶어졌다. 인도차이나 반도. 딱히 계획이 있었던 게 아니다. 그냥 그 순간에 그러고 싶었다. 세계여행이 평생의 꿈이긴 했지만, 평소 나라면 이런 결정을 절대 즉흥적으로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출발하려 했다면 고민을 무척 많이 했을 것이다. 일정은? 예산은? 숙소는? 언제가 좋을까?
그런데 이미 해외에 있었다. 진입 장벽이 낮았다. 그냥 결정했다.
결과는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가 됐다.
무엇을 하든 사람들은 걱정을 한다. 이것을 하려면 저것이 걸리고, 저것을 하려면 이것이 신경 쓰인다.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하는 사람과 일단 시작하고 보는 사람의 차이 — 완성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일을 시작할 수 있느냐에서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코넬대학교 연구에서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의 85%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걱정의 97%는 결국 쓸데없는 셈이다.
지식인사이드에서 전문의, 한 방송인, 스님, 상담학자가 불안을 이겨내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각자의 시각이 달라서 더 입체적으로 들렸다.
1. 걱정이 시간을 갉아먹는 이유 —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이유
걱정이 시간 낭비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알면서도 한다. 왜 그럴까.
전문의은 걱정이 뇌의 기본 작동 방식이라고 했다. 인간의 뇌는 생존을 위해 위험 신호에 먼저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좋은 일보다 나쁜 일에 더 민감하고, 안전한 상황에서도 위협을 상상한다. 걱정은 나쁜 습관이 아니라, 원래 인간이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문제는 그 걱정이 현실과 연결되지 않을 때다. 상담학자는 걱정의 대부분이 과거에 일어난 일을 반추하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가정해서 만들어진다고 했다. 지금 이 순간에 실제로 문제가 있는 경우는 훨씬 적다.
코넬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의 85%는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 나머지 15%가 실제로 발생하더라도 79%의 사람들이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 처리했다. 수학적으로 따지면 걱정의 97%는 실제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망설이고 고민을 하는 이유는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이것이 더 좋을까, 저것이 더 좋을까. 그런데 막상 결과물을 보면 기대했던 만큼 만족스럽지 않을 때가 많다. 더 좋은 결과를 바라는 마음 자체가 걱정을 만들고, 그 걱정이 시작을 막는다.
걱정은 우리 인생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 심리학 연구에서 지속적인 부정적 사고는 스트레스 자체보다 더 큰 건강 문제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걱정이 몸을 갉아먹는 것이다.
2. 불안을 줄이는 법 — 걱정을 건강하게 다루는 방법
걱정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줄이고, 방향을 바꿀 수는 있다.
첫 번째, 걱정에 시간을 정해준다. 상담학자가 소개한 방법이다. 하루 중 '걱정 시간'을 15~20분 따로 정해두고, 그 시간에만 몰아서 걱정한다. 다른 시간에 걱정이 떠오르면 "지금은 그 시간이 아니야"라고 미뤄두는 것이다. 처음엔 이상하게 느껴지지만, 실제로 뇌가 걱정을 관리하는 능력이 생긴다.
두 번째, 걱정을 글로 써낸다. 전문의은 머릿속에서 맴도는 걱정을 종이에 쓰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줄어든다고 했다. 머릿속에 있을 때는 모호하고 크게 느껴지지만, 글로 쓰면 실체가 보인다. '이게 진짜 문제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해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나누고, 해결할 수 없는 걱정은 놓아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세 번째,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한다. 스님이 강조한 것이다. 걱정의 대부분은 과거나 미래에 있다. 지금 이 순간, 지금 내 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면 걱정이 들어올 틈이 줄어든다. 이건 불교의 수행법이기도 하지만, 심리학에서 말하는 마음챙김(Mindfulness)과 맥락이 같다.
나는 2019년에 그 여행을 결정한 게 왜 잘됐는지 이제는 안다. 이미 중국에 있었기 때문에 '준비할 것들'을 떠올릴 시간이 없었다. 걱정할 새도 없이 시작해버린 것이다.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하는 사람이 완성도에서 앞설 수 있다. 하지만 시작하지 못하면 완성도는 없다. 걱정이 많은 사람일수록 시작의 문턱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다.
3. 마음을 비우고 행복하게 사는 법
행복하게 사는 것과 걱정 없이 사는 것은 다르다.
한 방송인는 이렇게 말했다. 걱정이 없어지는 게 행복이 아니라, 걱정이 있어도 그것에 끌려가지 않는 상태가 행복이라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안정. 그게 진짜 행복의 조건이다.
스님이 말하는 마음 비우는 방법의 핵심은 욕심을 줄이는 것이다. 쓸데없는 걱정의 근원에는 욕심이 있다. 더 좋은 결과를 원하고, 더 많이 갖고 싶고, 남보다 앞서고 싶은 마음. 이 욕심이 걱정을 만든다. 욕심을 줄인다는 건 꿈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지금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전문의은 과거의 걱정을 돌아보라고 했다. 할 때는 정말 걱정됐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전혀 쓸데없었던 것들. 그 목록이 길수록 — 지금 하고 있는 걱정도 대부분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상담학자는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하나 꼽았다. '충분히 좋다'는 기준을 갖고 있다는 것.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기준이 있을 때 — 걱정이 줄고, 만족이 늘어난다.
나는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돌아왔을 때 깨달은 게 있다.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도, 타이밍이 완벽하지 않아도, 사람은 생각보다 잘 해낸다. 그리고 그 경험이 다음 선택을 더 가볍게 만든다. 걱정은 줄이는 게 아니라 — 경험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무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핵심 비교: 걱정이 많은 사람 vs 걱정을 다루는 사람
| 구분 | 걱정이 많은 사람 | 걱정을 다루는 사람 |
|---|---|---|
| 시작 방식 | 완벽히 준비될 때까지 기다린다 | 일단 시작하고 조율한다 |
| 걱정 처리 | 머릿속에서 반복한다 | 글로 쓰고 분류한다 |
| 기준 | 완벽해야 한다 | 충분히 좋으면 된다 |
| 시간 집중 | 과거·미래에 있다 | 지금 이 순간에 있다 |
| 욕심 | 더 많이, 더 좋게 | 지금 가진 것에 집중 |
결론: 걱정이 막는 것
걱정의 97%는 실제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 걱정 때문에 시작하지 못하는 일들이 있다. 더 나은 결과를 원해서 고민하다가 — 아무 결과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완벽한 준비보다 먼저 필요한 건 시작이다. 시작하면 걱정은 행동으로 바뀐다. 행동하면 결과가 생긴다. 결과가 생기면 다음 선택이 더 쉬워진다.
나는 2019년에 아무 준비 없이 인도차이나로 갔다. 최고의 선택이었다. 걱정이 많았다면 — 그 여행은 없었을 것이다.
마음을 비운다는 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의 선택에 집중하는 것. 97%의 쓸데없는 걱정에 에너지를 쓰지 않는 것. 그게 행복하게 사는 법에 가장 가까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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